우리의 삶이 때로 어둡고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갈 길을 잃은 것 같고, 내가 하는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일 때도 있지요. 오늘 복음은 바로 그런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에게 큰 빛이 떠올랐다고 선포합니다. 주님께서는 가장 낮은 곳, 변방의 갈릴래아에서부터 당신의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맞아, 우리 삶의 어둠을 걷어내는 말씀의 힘과 그분께서 부르시는 새로운 인생의 방향에 대해 깊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1. 어둠 속의 빛과 첫 제자들의 응답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 12- 23)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셨다.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2-23)
12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13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달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
14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5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16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17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20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21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23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2. [오늘의 묵상] '곧바로' 떠날 수 있는 용기
오늘 복음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어둠을 밝히는 '빛의 출현'과 그 빛을 따라나선 '제자들의 소명'입니다.
1) 변방에서 시작된 구원의 빛입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같은 화려한 중심지가 아니라 '이민족들의 갈릴래아'라 불리던 소외된 지역에서 선교를 시작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이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에게 먼저 향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내가 지금 인생의 '변방'에 있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그곳이 주님이 자리를 잡으시고 빛을 비추시는 시작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2) "나를 따라오너라"라는 강력한 초대입니다.
예수님은 어부들에게 '물고기'가 아닌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직업을 바꾸라는 뜻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나'를 위한 생존에서 '타인'을 위한 구원으로 확장시키라는 초대입니다. 오늘 '해외 원조 주일'을 맞아, 나의 그물을 넘어 굶주리고 소외된 이웃에게 손을 뻗는 것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3) '곧바로'라는 단어에 담긴 신뢰입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은 '곧바로' 그물과 배를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들이 대단한 결단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을 부르시는 예수님의 불빛과 목소리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와 진리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오늘 주님은 말씀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를 따라오너라"하고 속삭이고 계십니다.
3. 우리의 삶 속에 깃드는 지혜와 묵상
1) 나를 위한 성찰 질문: 내 손에 꼭 쥐고 있는 '그물'은 무엇인가요?
제자들이 주님을 따르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손에 든 그물을 놓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나는 과거의 상처, 쓸데없는 걱정, 혹은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욕심이라는 그물을 너무 꽉 쥐고 있지는 않나요? 주님의 빛을 따라가기 위해 오늘 내가 잠시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조용히 머물러 보세요.
2) 오늘을 위한 신앙 지침: 말씀 주일, 성경 한 구절을 마음에 심으세요.
오늘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입니다. 오늘 복음 중 가장 마음에 닿는 한 문장을 골라 메모지에 적어보거나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보세요. 그 말씀이 오늘 하루 여러분의 발등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줄 것입니다.
3) 일상을 바꾸는 생활 지혜: '해외 원조'를 위한 작은 나눔 실천
거창한 기부도 좋지만, 오늘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봉헌하거나 기도를 바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명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큰 빛'이 될 수 있습니다.
※ 출처 표기
본문 말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성경
참조: 교황청 '하느님의 말씀 주일' 담화문 및 매일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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