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늘 무언가로 북적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사람 사이에서 우리는 때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저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아가곤 합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 주변도 그랬습니다. 수만 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몰려든 군중, 그들의 절박한 외침과 기적을 바라는 손길들... 그 압도적인 소란함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왜 '거룻재'를 찾으시고 '침묵'을 명령하셨을까요? 오늘은 우리 삶의 소음을 잠재우고 주님과 단둘이 마주하는 법을 배워보려 합니다.

1. 침묵의 영성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7-12)
<더러운 영들은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하고 소리 질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이르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7-12)
그때에 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8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9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10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1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2. [묵상] 기적보다 중요한 것은 '인격적인 만남'입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를 보여줍니다. 갈릴래아뿐만 아니라 유다, 요르단 건너편, 심지어 이방 지역인 티로와 시돈까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듭니다. 이 화려한 풍경 뒤에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영성적 핵심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 '물러남'의 영성입니다.
예수님은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상황 속에서 '거룻배'를 준비하게 하십니다. 이는 군중을 거부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명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를 확보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타인의 기대나 쏟아지는 일들에 치여 나 자신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주님처럼 때로는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배 위에서 고요히 하느님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둘째, 손을 대려는 군중과 주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주님께 손을 대려고 앞다투어 밀려듭니다. 그들의 간절함은 고귀하지만, 자칫 예수님을 '병 고치는 기계'나 '소원을 들어주는 도구'로만 여길 위험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한 기적 사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 영혼을 근본적으로 구원하러 오신 분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찾는 이유가 단지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인지, 아니면 그분 자체를 사랑하는 '목적'인지 돌아봐야 합니다.
셋째, "말하지 마라"라고 하신 메시아의 비밀입니다.
더러운 영들은 예수님의 신성을 알아보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에게 함구령을 내리십니다. 십자가의 고난이 없는 영광, 희생이 없는 기적의 선포는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화려한 명성보다 묵묵히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신앙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님과 깊이 소통하는 내밀한 신앙을 지향해야 합니다.
3. 우리 삶에 깃드는 지혜와 묵상
하나, 나를 위한 성찰 질문: 나의 기도는 '밀어내기'인가요, '머무르기'인가요?
군중처럼 나의 요구 사항을 들어달라고 주님을 몰아세우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 기도의 시간을 "주님, 이것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보다 "주님, 당신 곁에 있고 싶습니다"라는 고백으로 채워보세요. 주님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내 삶의 소란함은 잦아들 것입니다.
둘, 오늘을 위한 신앙 지침: 내 삶의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세요.
오늘 하루 중 딱 10분만이라도 세상의 소식(스마트폰, TV)에서 멀어져 보세요. 그 10분이 여러분을 군중 속에서 건져내어 주님과 대면하게 해주는 '거룻배'가 될 것입니다. 고요함 속에서 나를 부르시는 주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셋, 일상을 바꾸는 생활 지혜: '알려지지 않아도' 괜찮은 선행
더러운 영들의 요란한 고백보다 이름 없이 행해진 작은 사랑이 더 큽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베푸는 친절을 아무도 모르게 실천해 보세요. 칭찬받지 않아도, 드러나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알고 계신다는 확신이 당신의 마음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출처 표기
○ 본문 말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성경
○ 참조: 가톨릭 굿뉴스 매일미사 및 성서 주해(마르코 복음 편)

"오늘도 여러분의 신앙 길동무, 양쌤 마리아가 함께했습니다. 주님의 은총 속에서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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